새책 성선경 시인의 새시집 풍죽

2026.01.31 ~ 2026.03.01
풍죽 1 성선경 사람살이로 말하자면 어려움을 당해서야 그 마음의 품새가 드러나듯 늘 푸른 대나무도 바람을 맞아야 제멋이다 몇 해 전 서울 동대문 프라자에서 간송전을 보다가 풍죽(風竹) 복사본을 한 점 구해다 놓고 한참을 잊고 지내다 새삼 액자를 하여 거실 벽에다 걸어 놓았다 마음 어지러운 어느 날 가만히 바라보니 내 마음이 다 환해진다 대숲에 든 듯 새소리 댓잎 부딪는 소리 들린다 역시 푸른 대나무도 바람을 맞아야 어려움 이겨 낸 옛 어른 풍모 보여 준다 여린 가지와 흐린 묵향 속에서 어디 저런 기품이 숨어 있었나? 새삼 찬찬히 들여다보게 한다 대숲에 든 듯 세속을 벗어난 듯 내가 잔잔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