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서울 강남 개포동에서 살며 대치동 ‘명문 학원’을 찾게 되는 여중생 고미도로부터 소설은 시작한다. 체벌과 촌지가 존재하던 학교의 결점조차 벌충해주는 ‘학원’ 경험에 미도의 세계관은 영향받는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 고씨네 다섯 가족이 역이민을 막 왔던 터. 이 가족이 서울, 호주, 미국 서남부 등지로 대륙과 도시를 횡단하는 이유는 둘이다. 서울대 출신 가장인 존(본명 고유한)의 직장일, 그리고 명문 대학을 진학하려는 고씨네 아이들의 진로. 한인 이민자의 얼추 4대 계보를 녹이되 1992년부터 2007년까지로 훌쳐맨 시공간, 말하자면 한국이 고도성장하다 구제금융 위기를 맞고, 재기하다 또 다른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려던 시기, 무시로 “삶의 규칙은 이미 바뀌었다” 싶은 현실을 감당케 한 것은 가족의 헌신이고, 후세대의 교육적 성취다. 이를 이민진은 사랑, 결혼, 욕망과 성패라는 삶의 다양한 주름과 함께 2권짜리 ‘페이지터너’로 만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