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작 속 ‘나’는 오랜 시간 함께해 왔으나 어느 순간 어긋나 버린 ‘태수 형’과의 관계를 복기한다. “내 잘못인가.” ‘나’는 그와의 관계를 떠올리면 “도망치듯이 걷던 그 자세”가 되곤 한다. 실제 삶에서는 책임을 미룬 채, 어물쩍 도망치는 듯한 ‘회피형’ 인물들의 회한과 반추가 끝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들은 이별과 상실의 감정을 소화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이고, 그 잔여물을 머금고 되새긴다. 이 되새김질은 아이러니하게도, 회피와는 거리가 멀다.